여행 11일째입니다.
계획대로라면, 네덜란드 땅 근처에 있어야 하겠지만, 아직도 파리 근교입니다...


그저께 새로 산 자전거와 함께 베르사유로 향했습니다만,
자전거 보관 문제로 인해 구경을 못하고 베르사유 옆에서 처음으로 캠핑?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한적한 베르사유궁을 구경하고 있다가 떠나려던 찰나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여행 중 비가 올 것을 대비해 여러 방수대책을 강구했기 때문에 우리는 즉시 비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가 정말 억수- 같이 쏟아졌습니다.
파리의 모든 것들이 떠내려갈 듯 배수구는 자신의 배수 능력을 초과한 물의 양 때문에 오히려 물을 뱉어내고 있었습니다.
파리의 모든 것들이 젖었습니다.
파리 시민, 관광객, 에펠탑, 도로, 공원, 루브르. . .

저희는 약간 젖었습니다. ㅋㅋ

비오는 그 가운데를 달리며- 오히려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와 닿은 곳은 파리 북동부 라빌레트 공원입니다.
비가 살며시 그치더니 동쪽 하늘에서 맑은 하늘이 몰려오고 있었고, 이윽고-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햇빛이 쨍하게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제는 제대로 파리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치 못한 밤샘의 피로, 그리고 자전거 분실로 인해 허비한 시간들 때문에 기간은 길었지만, 상심도 크고, 보지 못한 것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여정이 있기 때문에 길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스위스 정도에 갔을때 스페인은 보지도 못하고 포르투갈로 비행기 타러 가야 할 처지였습니다.


생각보다 길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도에 표시된 도로는 극히 일부이고, 마을로 들어서면 길 헤매기가 일쑤여서-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습니다.

해가 지려고 하고,, 몸이 녹초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파리 외곽부의 비교적 값 싼 호텔에 왔습니다.


여행기도 다 비에 젖어서 ㅠ_ㅠ 말리고 있고, 돈도 다 젖었습니다.... 백팩과 등이 맞닿는 부분이 방수가 안되는 지라 그 부분으로 물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정리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브뤼셀로~

몸 조심히 다니겠습니다.


(생각보다 자전거 여행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현실에 매 순간순간 맞닥뜨려야 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에도 신경써야 하고 바닥에 있는 물건 하나하나에도 신경써야 하고 무엇을 먹을지 어디서 잘 지, 어디로 가야할 지 매 순간순간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고민이 무수히 모여서 결국 안전하게 뿌듯하게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난과 시련과 역경의 연속인 자전거 여행이지만-

해질 녘, 무르익은 밀 밭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지평선과 한적한 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리면-

아. 이거야! 라고 외치기도 합니다.




여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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