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렁한 목
우리 팀 사람 3명이 2월에 퇴사를 했다.
그리고 밀려오는 일.
아무리 인수인계를 잘한다고 해도,
지난 1년 간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두 분이 나가고 나니,
매일 부분적으로만 접했던 프로젝트가 나에게 너무 막중한 부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월화수,, 간신히 버텼는데
수요일에... 몸이 안좋아지는 걸 실시간으로 체감하며, 감기에 걸렸다.
목이 살짝 칼칼하더니, 점점 부어오르면서 고통이 느껴졌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몸이 반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대한 말을 안해보려 했지만, 쉴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계속해서 긴장상태.
일은 끊이질 않고, 내가 아는 것은 별로 없으며,
간신히 간신히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화장실 갈 여유도 없고,
시간은 배로 빨리 지나간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면, 얼른 퇴근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것은 짧은 생각,
야근까지 해야 하며, 야근 시간 또한 빨리 지나간다.
이는, 지난 한 주가 정말 빨리 지나갔다는 것.
거기에, 이수창은 과연 있었을까?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 걸까?
이러한 일련의 고통을 겪고나면 잘 다듬어진 부품이 되는 건가?
내가, 나 이수창으로서 사고하고, 느끼고, 판단할 시간들이,
사라지고는.
후욱-
지나가버리면 그만인걸까.
한 달 한 달 곰방곰방 돌아오는 월급날에 만족하며,
나의 자유를 통제한 채 살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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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이 정말정말 많은 데,
요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구절이 있어서 옮겨 적는다.
*
돈보다 더 귀중한 것은
내가 가진 '자유'입니다.
좀 힘들어도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사는 것이
남의 눈치 보며 돈을 조금 더 버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삶입니다.
내 자유를 돈 받고 팔지 마세요.
*
나는 자유롭고 싶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느끼고, 감탄하고,
일을 하는 것도,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다.
배우고 싶고, 성장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것이다.
선택을 하지 않으면, 분명 후회할 테니까.
A1 500장 같은 걸로 고민하지 않을테다.
이수창,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