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oser-★/일상다반사

경찰에 걸리다...

circle, closer 2010. 8. 12. 18:00

드레스덴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베를린에서 체크아웃하고 포츠담 상수시 구경한 다음에
밤새서 드레스덴 가려고 했습니다.
(대략 서울-대구 거리;;)

밤샘 야간 훈련이라 생각하고, 행군 보다야 쉽잖아! 막 이러면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치만,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  없는 곳이 많았습니다. ㅠ_ㅠ
마치 예전에 프랑스 외곽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흰색 선 밟기를 하며 가고 있는데,

야간은 정말 위험합니다...
독일 차들도 엄청 빨리 달립니다...

그래도 간간히 자전거 도로가 있는 곳으로 달리다가,
보니 벌써 자정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날씨도 추웠습니다....

그래도 가자!
이러면서 길을 또 찾고 있는데,,
이번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는 간선도로가 나옵니다. ㅠ_ㅠ
절대로 저 곳으로는 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자살 행위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차가 한대 와서 섭니다..
polizei 였나.. 암튼 폴리짜이-
경찰이었습니다.
두 명의 신체 건장한 독일 경찰이 내리더니, 막 저희한테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사실, 드레스덴까지 밤새서 간다고 이야기 하기가 좀 그래서, 지도에 보이는 바로 앞 마을로 간다고 했습니다.
캠핑장에 간다고 그랬는데, 캠핑장이 없답니다. 호텔로 가라고 하는데, 돈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이 무시무시한 경찰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빨리 어디로 가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어디로 전화를 하는 겁니다. 알 수 없는 독일어로 쏼롸쏼롸- 하더니만, 따라오라고 합니다.
난생 처음 경찰차가 convoy하는 영광?을 얻으면서 힘겹게 쫓아간 곳은 어느 집이었습니다.
그러더니,, 그 집으로 가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간은 자정을 넘어 1시 경.... )

그러더니 그 무시무시한 정작과장님처럼 생기신 그 분이 이 집이 자기 어머니 집이고 옆이 자기 집인데, 자기는 지금 야간 근무를 해야 하니 어머니 집에서 머물다가 가랍니다.... 오- 이런 감동이 ㅠ_ㅠ

저희는 작은 오두막? 같은 곳을 안내 받았습니다.
(유럽의 뒷뜰은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not in my back yard 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 고슴도치도 살고 있었습니다 ㅋㅋ)

그 경찰은 내일 아침에 다시 온다고 했고,
영어를 하지 못하시는 할머니께서는 저희에게 따뜻한 수프(완전 수제 수프 ㅋ)와 녹차와 빵, 그리고 씻을 물을 주셨습니다... 감동감동 ㅠ_ㅠ


아-
원래는 밤새서 달리려고 했는데... 무리하지 말라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로 인도해 주신 것 같습니다..

자기 전에, 밖에 나왔는데...
저는 태어나서 두번째로 은하수galaxy를 보았습니다. ㅠ_ㅠ
어렸을 때 보현산 천문대에 가서 보았던 그 은하수!! 그리고 나선 보지 못했던 은하수를,
이 곳 독일 땅에서 보게 됩니다.

문득 별똥별도 떨어집니다- (2번- 첫 번째는 너무 빨라서 놓쳤고, 두 번째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ㅋㅋ)

은하수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한 시간 정도나 밖에서 삼각대를 부여잡고 찍었습니다만, 내공 부족입니다.
bulb로 찍어야 하는데 최장 노출 30초가 한계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ㅠ_ㅠ



조금은 춥게 잤는데-
벌써 아침입니다.

누군가 오두막을 두들겼는데,
어제 보았던 그 경찰입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평상복으로 갈아 입었는데 완전 웃는 모습이 순수합니다!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샤워도 하게 해주고- 아침도 줍니다..너무 많이~
그리고 인터넷도 하게합니다!
집 소개도 해주고,, 직접 자기가 만들었다고 하는 집은 너무 좋습니다.ㅠ_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유도 30년 경력에다가 일본인 친구들도 있고-
저희가 가려는 드레스덴은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다~ 이러면서,, 쯔빙거-궁에 꼭 들어가라고,, 가면 도자기와 무기 관련 박물관이 있는데 특히 무기 박물관이 멋지다고~
아, 거수 경례의 유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었는데,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knight들이 자기들의 helm에 장착된 눈 가리개를 올리는 모습에서부터 유례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이렇게 큰 은혜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떠날 때 먹을 것을 한아름 싸줍니다. 빵, 물, 음료수, 사과, 초콜릿 등등 감동의 연속입니다. ㅠ_ㅠ

할머니께서도 물과 1유로를 주십니다... 아- 멋진 사람들..






아, 정말 신기했던 건..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만나서 1박 했던 그 청년의 이름은 랄프였는데,,, 이 경찰아저씨의 이름은 롤프입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친절한 독일인들~




저희는 이제 다시 드레스덴으로 갑니다~ 그리고는,,, 체코리퍼블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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